남국 바다에 일본 열도의 다양한 식물 생태가 아열대림에서 아한대림에 걸쳐 명료한 모습으로 응축해 있는 숲의 섬 야쿠시마(屋久島). 세계 최대 규모의 조엽수림과 수령 1000년이 넘는 천연 삼나무 원시림 등이 귀중한 자연 유산으로 인정받아 1993년 시라카미(白神) 산지와 함께 일본 최초로 세계유산에 등록되었습니다.
많은 강우량과험준한지형이만드는대자연의조형미
규슈(九州) 최남단 사타미(佐多)곶에서 남쪽으로 약 60㎞. 난류 바다에 풍성한 녹색을 띠고 떠 있는 야쿠시마(屋久島)는 1400만 년쯤 전에 화강암 융기로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야쿠시마는 원형에 가까운 오각형으로 둘레가 130㎞ 남짓, 면적은 약 500 ㎢로 일본에서 7번째로 큰 섬입니다.
섬 중앙에 우뚝 솟은 미야노우라다케(宮之浦岳;1936m)에서 파생된 산들이 대부분 점하고 있어 평지가 극히 부족하여 해안선 부근에 점재하는 데 불과합니다. 미야노우라다케는 규슈(九州) 최고봉으로, 그 밖에도 1000m급 산들이 40개 이상, 300m급 이상이 되면 100개를 족히 넘습니다. 야쿠시마는 산 넘어 산으로 배 위에서 바라보면 푸르른 거대한 산이 바다에떠 있는 것처럼 보여서 “해상의 알프스”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야쿠시마에서는 한 달에 비가 35일 내린다」고 할 정도로 비가 많아 연간 강수량이 평지는 4000㎜대, 산 중턱 이상은8000~10000㎜에 달해 겨울에는 눈이 되어 산 일대를 은세계로 바꿔 버립니다. 한편 대량의 비는 다양한 식물의 생장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산 표면에 무수한 골을 새겨, 이윽고 침식이 진행되어 크고 작은 하천을 형성합니다. 섬 내 140개 정도의 하천은 험한 산세만큼 바닥은 급한 경사를 이루고 급류로 여러 이름난 폭포를 만들어 대자연의 조형미를 보여 줍니다.
세계최대 조엽수림, 숲에는다양한풀과 나무
야쿠시마는 사계절이 동거하고 있습니다. 해안선과 산 정상 해발이 2000m나 차이가 있어 평지는 온난하고 고지는 겨울의기후를 보입니다. 그래서 식물은 각각 적합한 환경에 뿌리를 내려 수직분포의 생태가 형성됩니다.
분포 모습을 아래부터 살펴보면 바닷가에는 맹그로브 숲에 야자과 상록나무 등의 아열대림이, 해발 100~700m에서는 모밀잣밤나무와 참가시나무 등의 상록 활엽수가 많은 조엽수림이 나타납니다. 현재 세계 조엽수림이 상당수 사라져 야쿠시마에 남은 것이 최대 규모입니다.
해발 700~1600m가 되면 야쿠 삼나무의 생육 지대입니다. 1200m 부근까지는 솔송나무 등이 뒤섞여 침엽수와 조엽수의 혼합림이, 1600m이상은 일본 본토의 너도밤나무 지대에 해당하나, 여기에는 너도밤나무는 없고 야쿠 삼나무가 분포하며 야쿠시마 만병초 등이 점재합니다. 삼림 한계는 1700m 정도로 여기까지 오면 조릿대(볏과에 속하는 키 작은 대나무)가 땅을덮고 있고 수목류는 지면으로 뻗는 포복 상태에서 성장하는 고산대 생육 양상을 보입니다.
숲에서는 각각의 기후대에 속하는 다종다양한 꽃과 풀을 볼 수 있습니다만, 이처럼 생육 환경이 완전히 다른 식물이 한정된 지역에 계단식으로 공존하는 것은 매우 드문 양상입니다. 또한 고유종이 많아 「야쿠시마」를 붙인 식물이 90종 이상을 헤아립니다. 이러한 귀중한 생태는 강우량이 많은 이 섬 특유의 자연조건 때문입니다.
심오한숲속생존메커니즘
이 섬의 깊고 풍성한 숲의 주역은 야쿠 삼나무입니다. 야쿠시마에서는 수령이 1000년 이 넘어야 야쿠 삼나무라고 합니다. 이만큼 오래 살 수 있는 것도 야쿠시마의 특수한 자연조건 때문입니다. 화강암으로 덮여 있어 토양이 적어 삼나무는어쩔 수 없이 영양분이 부족한 바위틈에 뿌리를 내립니다. 이런 악조건에 더해 끊임없이 내리는 비가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양분을 흘려보내기 때문에 삼나무의 생장이 늦어집니다. 그 결과 나이테가 막혀 수지(樹脂) 함량이 늘어 잘 썩지않게 되어 오래 살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확인된 가장 오래된 나무는 다이오 삼나무(大王杉)로 수령이 3000년 이상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나무는 높이 25m, 둘레 16m의 죠몬 삼나무(縄文杉)로 너무나 거대하여 수령이 7200년이라고도 했는데, 최근 조사에서 2000년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야요이 삼나무(弥生杉)나 산다이 삼나무(三代杉) 등 대표적인 고목에는 고유한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숲속에서는 다른 식물과 얽혀 사는 오래된 나무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고목에 씨앗이 떨어져 그대로 자란 “착생(着生)”으로 불리는 현상입니다. 야쿠 삼나무의 세대교체도 이와 비슷해 쓰러진 나무나 벌채로 생긴 공간에 햇빛이들어 그루터기 등에 차세대 삼나무가 앞 다퉈 싹을 틔웁니다. 이런 착생을 돕는 것도 비가 많이 내려 숲과 나무 표면을두껍게 덮고 있는 이끼가 이를 흡수하고 물을 저장할 수 없는 바위땅 대신 수분을 공급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삶과함께하는 자연과세계유산으로서의가치
야쿠 삼나무는 나뭇결이 아름답고 수지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 항균성이 뛰어나 잘 썩지 않아서 오래전부터 건축 재료나선박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16세기 말기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정권하에서는 교토(京都) 호코지(方広寺) 대불전 건축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야쿠시마는 에도시대에는 사츠마(薩摩)번의 관리하에 있었고 도민은 쌀 대신 삼나무를세금으로 바쳤습니다. 양질의 야쿠 삼나무는 주로 카미가타(上方;교토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관서 지방)로 출하되어사츠마번 재정에 공헌했습니다.
야쿠시마는 풍부한 식물 생태에 비해 동물 생태는 빈약합니다. 야생 포유류에서는 일본 각지에 있는 토끼나 멧돼지와 같은 일반적인 종은 볼 수 없고, 고유종인 야쿠 원숭이나 야쿠 사슴 등 불과 몇 종 밖에 생식하고 있지 않습니다. 섬 북서부 나가타(永田) 해변은 붉은바다거북의 산란지로 홋카이도(北海道)의 쿠시로(釧路) 습원 등과 함께 람사르 협약(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 1971년)에 등록된 습지입니다.
야쿠시마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관광객 급증으로 쓰레기와 분뇨처리, 등산로 훼손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여 마을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마을 의회는 “산악부 환경 보전 협력금 조례”를 의결하여 방문객의 협조를 요청하고있습니다. 야쿠시마의 가치는 대대로 이어져 온 사람들의 삶과 뛰어난 자연이 지켜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보호 보전을 위해서는 협력금도 임의가 아닌, 성수기 수용 인원수 제한 등도 강제성을 갖고 조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소재 지역
가고시마(鹿児島)현 야쿠시마쵸(屋久島町)
문의처
야쿠시마(屋久島) 관광협회 ☎0997・49・4010
http://www1.ocn.ne.jp/̃yakukan
찾아오시는 방법
가고시마(鹿児島) 공항에서 비행기로 약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