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초월한 장인의 감각이 교차하는 곳.
판원(版元)이 이어온 세련된 에도 문양의 멋.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못 만날지 모릅니다.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는 수제품 치요가미(千代紙)에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인 만남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에도 치요가미(千代紙)는 수작업으로 나무판에 전통 무늬와 그림 등을 새겨 다양한 색으로 인쇄한 일본의 전통 종이로, 에도 시대 우키요에(浮世絵;풍속을 주제로 한 목판화)의 유행에도 힘입어 여자아이의 인형 놀이나 장식 포장 등 다양한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1864년 창업한 이세타츠(いせ辰)는 에도 치요가미 전문 판매점으로 판원(版元;목판을 제작하고인쇄하는 발행처)이기도 합니다.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가게 안

이세타츠(いせ辰)의 가장 큰 재산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대대로 내려오는 치요가미의 판목(※)입니다. 창업 이래 제작해모아 온 원본 그림은 1,000여 종류나 됩니다. 가부키와 십이지(十二支), 사계절, 칠복신(七福神;복을 가져다준다는 일곱 신) 등 행운을 부르는 문양부터 서민들의 일상까지 다양한 모티브로 그려졌습니다. 타케히사 유메지(竹久夢二;1884-1934)등, 타이쇼(1912-1926)시대 유명 화가가 그린 문양도 인기입니다.※판목(版木)=목판 인쇄나 목판화 제작을 위해 그림이나 글씨 등을 새긴 나무판. 판목(板木)이라고도 하고 인쇄를 위해글자나 그림 등을 반대 방향으로 새긴다.

타케히사 유메지(竹久夢二)가 그린 문양

공방에서는 목판 인쇄 장인이 소중히 여기는 판목을 이용해 한 장씩 정성스럽게 문양을 찍습니다. 사용하는 문양은 예나지금이나 마찬가지인데, 채색은 시대의 유행에 맞춰 바꿔왔습니다. 이것이 수작업의 묘미이기도 합니다.

매장에는 기계로 인쇄한 상품도 취급하고 있습니다만, 변함없는 인기를 유지하는  것은 에도 문화를 이어온 장인의 손으로 찍어낸 치요가미입니다. 문양은 옛것을 충실하게, 색채는 시대에 맞게 변화를 주는 것. 이러한 노력이 있기에 살아 있는 전통이 이어져 온 것이겠지요.

수작업으로 제작한 에도 치요가미. 위에서부터 “밤의 매화・감색” 2,500엔, “시마(縞;줄무늬)” 2,500엔, “화색식(花色式)” 4,500엔 (전 품목 부가세 제외)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도 많이 찾습니다. “특히 일본 미술 인기가 많은 유럽에서 온 여행자가 증가했습니다”라고 점원인모리모토(森本) 씨가 알려 줍니다. 선대 때는 유럽으로 수출한 적도 있는데 당시는 포장용 냅킨으로 사용되었고, 지금은인터넷으로도 살 수 있지만 직접 보고 구입하고 싶다며 일부러 점포를 찾아온다고 합니다.

선명한 색조와 세련된 문양이 넘치는 가게 안은 마치 보물섬.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세련된 도안과 색감에 빠져들어시간을 잊고 보물을 찾을 것 같습니다.
점원인 와타나베 씨(왼쪽)와 모리모토 씨(오른쪽)

키쿠쥬도(菊寿堂) 이세타츠(いせ辰) 야나카(谷中) 본점

도쿄(東京) 타이토(台東) 야나카(谷中) 2-18-9
☎03-3823-1453
http://www.isetatsu.com/

영업시간:10시~18시
연중무휴
가까운 전철역 : 도쿄메트로 치요다(千代田) 선 “센다기(千駄木)”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