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삭력”이라는 기능미를 현대에 전하는, 자부심 높은 직장인의 기술을 만날 수 있는 ‘칼의 명가’

직장인(職商人)

여러분은 **직장인(職商人)**이라는 사람들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이들은 단순히 상품을 도매로 들여와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장인으로서의 측면을 지니며 제품의 마무리 작업이나 유지·보수까지 스스로 진행하는 상인을 말합니다.

수리와 수선 문화가 발달했던 에도 시대에 특히 번성했던 이들은, 우산, 초롱, 게다(일본 전통 나막신), 그리고 칼과 같은 일상생활의 다양한 필수품을 전문으로 다루며 장사를 했습니다.

이러한 전통을 현대에 계승하며,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칼의 명가가 도쿄 일본교(니혼바시) 닌교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우부케야(うぶけや)”**라는 가게입니다.

1783년 창업, 정성을 담은 칼날의 명가

우부케야(うぶけや)는 창업 **메이텐(明天) 3년(1783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주로 부엌칼, 면도칼, 가위, 족집게 등 다양한 칼과 날붙이 제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가게 이름인 “우부케야(うぶけや)”는 **”갓난아기의 솜털조차 깎을 수 있고, 자를 수 있으며, 뽑을 수 있는 칼”**이라는 고객들의 평가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부엌칼 등 제품들은 날 부분이 연마되기 전의 미완성 상태로 들여옵니다. 300점 이상의 제품이 진열된 가게 안쪽에는 8대 주인 야자키 유타카(矢崎 豊) 씨와 아들 다이키(大貴) 씨가 연마 작업을 진행하는 공방이 있습니다. 이 과정은 **”혼바즈케(本刃付け)”**라 불리며, 검품의 의미도 겸하고 있습니다. 우부케야의 부엌칼은 이들 두 사람의 정성스러운 손길로 날카롭게 연마된 후 비로소 가게에 진열됩니다.

크고 작은 다양한 상품이 진열된 가게 내부

“흐트러짐이 없죠.”

야자키 유타카 씨는 회전식 대형 연마기로 초벌 연마를 마친 부엌칼의 날을 확인하며 말합니다. 그의 손안에서 완벽하게 **”조개날(蛤刃)”**로 다듬어진 날이 매끄럽게 빛납니다. 조개날이란, 칼날의 능선(鎬, 시노기)에서 날끝까지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는 완만한 곡면으로 연마된 날을 말합니다. 그 이름처럼 조개 껍데기를 닮은 풍만한 형태는 그야말로 기능미를 담고 있는 아름다움입니다.

상품의 유지·보수 또한 직장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우부케야(うぶけや)**에서는 가게에서 구매한 제품의 수리뿐만 아니라, 타 가게에서 구입한 제품도 연마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칼날의 상태를 보면, 고객의 사용 방식에 맞는 연마 방법이 바로 떠오릅니다. 고가의 부엌칼이 아니더라도, 부드럽게 잘 들도록 만들어 드릴 수 있어요.”

우부케야에서 들여오는 칼날은, 야자키 씨가 오랜 세월 함께해 온 장인들이 만든 일급품입니다. 이 제품들은 그의 손을 거쳐 연마됨으로써, 각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상태로 완성되며, 비로소 “우부케야”의 상품이 됩니다.

**”직장인(職商人)”**이라는 스타일을 고수하며, **”잘 들지 않는 것은 족집게와 고객과의 인연뿐”**이라는 대대로 전해 내려온 말을 모토로 삼아, 섬세한 장인 정신과 전통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위에서부터, 톡사이기리(特菜切), 재단 가위(24cm), 두꺼운 족집게, 손가위, 식용 가위

우부케야
http://www.ubukey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