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매료하고 감동을 자아내는 예능의 세계. 여기에서는 긴 역사를 이어온 일본의 전통예능이 어떻게 태어나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완성되어 갔는가를 살펴봅니다.
Text : 前原恵美 Megumi Maehara / Korean Version : 김 소현 金 昭賢
전통예능, 고전예능, 민속예능‐그관계성은?
“예능”이라는 말은 어딘지 모르게 미묘한 말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연예인이나 연예계라는 단어로 접할 때가 많고, 이 경우”예능”은 어떤 동경의 대상이면서도 우리 생활에 다가와 있는 문화를 연상하게 합니다.
한편 여기에 “전통”이 붙으면, 개개인이나 단체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세대와 시대를 초월한 일종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당대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궁리되고 발전되어 온 예능을 뜻합니다.
“전통예능”과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고전예능”이 있습니다. 혹은 “민속예능”도 있습니다. 고전예능도 민속예능도, 각각본래의 틀을 유지하면서 시대에 적응하며 시대를 초월해 전해져 온 예능이므로, 말하자면 “전통예능”의 양 바퀴입니다. 그럼 뭐가 다른 걸까요?
다른 점을 파악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고전예능은 전문적인 실연가(実演家;배우나 무용가, 연주가 등)가 공연하여 기본적으로 감상을 전제로 하므로 유료 공연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민속예능은 생업을 가진 그 지역 주민들이 공연하는, 지역의 관습과 신앙이 결합한 제례의 일환으로 이뤄지므로 반드시 감상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일상생활의 일부로 간주하여 원칙적으로는 요금을 받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국립극장 등에서 민속예능을 감상하는 유료 공연 기획도 있습니다).
이처럼 전통예능에는 전승 목적이나 전승자는 다르지만, 시대의 흐름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는 고전예능과 민속예능이 공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독으로는 성립되지 않는, 서로 작용하는 예능
고전예능은 다른 장르와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하고 계승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고전예능에만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고전예능과 민속예능에서도 서로 영향을 미쳐 온 역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근세 도시에서 공연한 고전예능 가부키가 지방으로 전해져, 그 지역의 제례 등에서 주민들이 공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에치고지시(越後獅子;니이가타(新潟)현의 사자춤)나 미카와만자이(三河万歳;신년에 아이치(愛知)현에서 행하는 민속예능) 등, 어떤 지역을 본거지로 하는 예능이 가부키나 일본 무용에 도입되기도 합니다. 고전예능과 민속예능은 여러 국면에서 교차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호 작용하는 예능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장르와 목적과 전승자가 다른 다양한 예능과 접하게 됩니다. 이 문화 카테고리에서 고전예능을 둘러싼 여러 가지 화학반응의 역사를 풀어 가면서 더불어 “행사” 카테고리에서도 고전예능을 통한 민속예능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것이 일본 문화의 확산이기도 하고 이 사이트의 재미이기도 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된 3개의 전통예능
일본에는 마음을 사로잡아온 전통예능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된 3개의 전통예능, 2008년 일본 최초로 등록된 가면극 “노가쿠(能楽)”와 인형극 “닌교죠루리분라쿠(人形浄瑠璃文楽)” 그리고 “가부키(전통적 연기 연출 양식에 의해 상연되는 가부키)”가 대표적입니다. 이것들은 세계가 인정하는 일본의 전통예능이라 할 수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예능은 각각의 고고한 전통예능이 아닙니다. 음악극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유하는 요소도 있으면서 독창적인 세계를 확립해 왔습니다. 이러한 상관관계를 더듬어 감으로써, 전통 예능의 세계가 차례로 연결되고 확대되어 가는 감각을 맛본다면 일본 전통예능에 흥미를 느끼게 될지 모릅니다.